PEOPLE

그들의 이력서

규칙Rule과 비규칙Ruleless의 교집합 잠비나이 이일우

정형화된 것을 사랑하되, 자신을 정형화시키지 않고 뻔히 규정된 것을 뻔하게 규정짓지 않는 사람 모두의 합집합 속의 교집합 같은 사람

Chapter 01신상털기

  • 이름이일우
  • 생년월일1983.01.23
  • 별자리물병자리
  • 특기/포지션피리, 태평소, 생황, 기타
  • 소속잠비나이, 컴배티브 포스트, 49몰핀즈

Chapter 02인생이력

전통에 입문하게 된 계기
다섯 살 때부터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피아노를 배웠고, 중학교 때도 피아노 전공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머니께서 "한국인이라면 한국 음악을 먼저 알아야 한다"며 국악중학교를 추천하셨다. 지금 생각하면 피아노 전공이 돈도 많이 들고 내게 대성할 가능성이 없다는 걸 알고 돌려 말씀하신 게 아닌가 싶다. 국악 중학교를 견학을 갔는데 화장실이 너무 깔끔했다. 센서로 물이 나오는 소변기에 마음을 뺏겨 국악중학교를 가자고 다짐했다. 당시의 나는 비만이었는데 "체격이 좋으니 관악기 잘하겠다"하여 피리로 전공이 정해졌다. 그리고 지금까지 피리를 불고 있다.
나의 변곡점
어렸을 때 배우던 피아노, 중학교 때 불기 시작한 피리는 다 남이 정해줘서 하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중학교 3학년때 메탈리카의 라이브 비디오를 보고 전기기타를 정말 쳐보고 싶었고 '나중에 커서 저런 무대에 서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되었다. 그때 그 비디오가 지금의 나 그리고 잠비나이를 만든것 같다. 국악만 했다면 선생님이 가르쳐주고 들려주는 음악만 하고 정해진 길만 갔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뭔가 해야겠다, 나만의 음악을 만들어야겠다'라는 생각을 심어줬기에 나에겐 큰 전환점이 되었다.
현재 하는 일
'잠비나이Jambinai'에서 피리, 태평소, 생황, 기타를 연주하고, 취미성 밴드인 '컴배티브 포스트Combative Post'와 '49몰핀즈Morphines'라는 팀에서 기타를 치고 있다. 팀 활동 외에 개인적으로 피리 연주자로서 섭외가 들어오면 전통공연도 하고, 창작음악 세션을 뛰기도 하며, 무용음악 그리고 아주 간간이 드라마 음악도 한다. 잠비나이는 국악 전공자 세명이 만든 포스트 록 밴드로 국악기가 접목된 록을 만들고 있다. 컴배티브 포스트는 하드코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록 밴드이다. 49몰핀즈는 국악중·고등학교 선후배들이 모여 2001년에 결성한 록 밴드이다. 국악 공연에서 표출하지 못했던 에너지를 발산하기 위해 만들었는데 아직 그 에너지가 소멸되지 않고 잘 살아있다. 세 그룹 모두 올해나 내년 초에 신보가 나올 예정이라 바쁘고 재밌게 보내고 있다.
위에서부터 잠비나이 | 컴배티브 포스트 | 49몰핀즈

잠비나이의 방향성

'잠비나이'는 전통악기를 활용하여 포스트록을 연주하는 밴드다. 이런 구성의 팀들은 대부분 서양악기로 코드를 뒷배경처럼 연주하고 국악기로 아름다운 주 선율을 연주하는 게 대부분이다. 이 과정에서 국악기로 서양악기를 흉내 내면서 국악기 특유의 시김새, 주법, 음색을 많이 놓친다. 우리는 이런 것들을 최대한 배제하려 한다. 국악기만이 가지고 있는 음색을 최대한 유지하되 전통선율에만 머물지 않고 새로운 선율을 만들려고 한다. 전통음악은 시대에 맞춰 늘 변해왔다. 변해왔다는 것은 국악기로 서양음악을 연주하는 게 아니라 그 악기로 새로운 연주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전통의 특징을 이어나가는 게 우리의 목표다.
내가 애정하는 나의 노래
1집 Differance(차연, 差延)의 1번 트랙 '소멸의 시간'은 "국악기는 록 음악과 접목할 수 없다"는 누군가의 인터뷰를 보고 반발심에 만들었다. 1집의 마지막 곡인 '커넥션Connection'은 대학 창작수업 때 썼던 곡으로 북미, 유럽 공연시 마지막 곡으로 연주하는 곡인데, 가끔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사람들에게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곡인 것 같다. 나 역시 그렇다. 2집 A Hermitage(은서;隱棲)에서는 3, 8번 트랙이 내게 의미가 깊다. '그대가 잃어버린 그 모든 것들을 위하여For everyting that you lost'는 국악계 음악 컨테스트의 서류 및 음원 심사에서 떨어진 곡이다. 하지만 앨범 발표 후 해외 미디어에서 찬사를 받았다. 내게 '잘하고 있다'는 위로가 되어준 곡 이다. '그들은 말이 없다They keep silence'는 세월호에 관한 이야기이다. 슬픔과 애도도 좋지만, 분노를 표현하는 아티스트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1집 Differance(차연, 差延)2집 A Hermitage(은서;隱棲)
1집 마지막 트렉 '커넥션Connection'의 뮤직 비디오
해외 진출
국악계에서는 우리를 록음악을 섞은 시끄러운 단체라고 거부했고, 록 씬에서는 국악기로, 아쟁으로 무슨 록이냐며 거부했다(참고로 우린 아쟁 연주자가 없다). 점점 설 무대가 없기도 하고, '좁은 음악 씬에서 욕먹으면서 활동하지 말고 더 큰 무대에서 마음껏 활동하자'는 생각에 해외 진출을 생각하게 되었다. 서울아트마켓(PAMS)과 울산의 APAM을 통해 해외 음악 관계자들에게 우리 음악을 많이 노출시켜 해외 진출 루트를 확보했으며, 그 후에 WOMEX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월드뮤직엑스포 쇼케이스에 참가하여 많은 해외공연의 기회를 얻어냈다. 해외 활동에 있어서 현지 공연, 투어 에이전트를 만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잠비나이같은 경우는 유튜브를 통해 접촉이 되었다. 1집 홍보를 위해 제작한 '소멸의 시간'의 뮤직 비디오를 보고 EARTH BEAT의 대표에게서 이메일이 왔고,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Warszawa Proxima 2017 2017년 프라하 공연

이 업계에서 살아간다는 것

다소 강한 음악을 하다보니 예전에는 국내에서 섭외되는 일이 드물었는데, 요즘은 그나마 조금씩 섭외가 들어오고 있어 정말 감사하다. 남들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묵묵히 나가면 조금씩 길이 열리는것 같다.

Chapter 03 개인 취향

추천할 만한
원래 맥주를 좋아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자꾸 배가 나와 요새는 싼 와인을 사다가 큰 유리컵에 얼음을 넣고 시원하게 마신다. 칼로로시 캘리포니아 레드 3리터 짜리는 가성비가 최고다. 그리고 요즘은 편의점에서 두 병에 만원대로 할인해서 파는 가벼운 와인들도 있어 정말 좋다. 디아블로 와인 두 병에 15,000원 하는 곳도 있던데, 완전 좋다. 요즘 '새소년'이라는 팀에 관심이 있다. 최근 핫한 밴드로, 보컬과 기타 치는 친구를 보고 있으면 록스타의 재림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연주뿐만 아니라 요즘 트렌드도 잘 반영하고 좋은 콘셉트를 고루 갖추고 있다. 특유의 그루브와 무대 액션이 특히 마음에 든다. 개인적으로 '파도'라는 곡을 추천한다. 그룹 '새소년'의 파도 앨범
성격
우선 뭐든지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을 좋아한다. 하고 싶으면 하는 그런 단순함이 좋다. 그리고 편안한 게 좋다. 옷차림이든 사람 성격이든 자유롭고 편안하게 있는 모습 자체가 가장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날카롭고 불편한 감정은 나를 부정의 세계로 데려가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최대한 좋게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뭔가 딱 잘라 결정하는 것을 잘하는 편은 아닌데, 음악이라는 키워드가 개입되면 좀 달라진다. 결단력이나 의지 같은 게 생기고, 평소의 나보다는 조금 더 대담해진다.
나의 소확행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다. 예전에 관현악단에 소속되어 있을 때, 술을 강요받는 자리가 잦았다. 그런데 술자리가 몸에 스트레스를 주고 건강을 해치는 느낌이 들어 복싱을 시작했다. 샌드백에 많은 의미를 담아 쳤더니 초반에 실력이 급격히 향상되어서 관장님의 칭찬을 많이 받았다. 곡을 떠올리기 위해 하루 평균 2~3시간 정도를 '걷는 일'에 쓴다. 늘 익숙하게 다니는 길보다는 처음 가보는 낯선 길이라면 더욱 좋다. 걸으면서 생각을 떠올리고 또 정리한다. 주변의 공기와 내가 움직이는 것에 집중하다 문득 영감이 떠오르면 바로 핸드폰에 녹음을 한다. 나중에 다시 들으면 그때 그 느낌이 안 떠오르거나 '이게 뭐지?' 할 때도 많다. 영감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사냥을 나가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내게 걷는 것이 영감을 찾아 떠나는 사냥 같은 행위가 되었다.

나에게 전통이란

어느샌가 어쩔 수 없는 나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국악과 록이라는 장르가 뒤섞여있어 어느 쪽에도 완벽히 속하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던 것이 다른 포스트 록과 차별성을 갖게 해주었다. 잠비나이는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장르가 다른 그룹이다. 국악기가 들어 있으니 퓨전 국악이라면 그렇고, 해외에서는 포크 메탈, 혹은 익스페리멘탈 음악이라고 소개 된다. 우리는, 혹은 나는 그냥 '음악을 하는 사람'이다. 내 안에 전통이 있고 작업에 자연스럽게 맛이 배어 나온다. 어떤 곡에서는 주재료가 되기도 하고, 어떤 곡에서는 양념이 되기도 한다.

Chapter 04 이상과 현실

나의 현재와 만족도
메탈 공연 비디오들을 보며 '나도 밴드를 만들어서 전 세계 투어를 다니겠다'는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의 음반을 들으면서 내가 그 무대에 있는 순간을 매일 그렸었다. 지금의 나는 내가 꿈꾸었던 모습을 어느 정도 실행하고 있다. 잠비나이라는 이름으로 해외 투어를 다니고 있고 내가 비디오로 봤던 그 무대에 오르고 있다. 꿈이 나를 만든다는 확신이 들면서부터는 더 큰 꿈을 꾸려고 노력한다. 어느 순간 또 그 꿈에 가까이 가 있을 나를 그려본다. '잠비나이는 성공한 밴드'라는 평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는 않다. 금전적인 것 외에도 다양한 문제에 직면한다. 하지만 지금껏 꿈꿔온 방향대로 왔듯이 불안한 생각을 계속하면 불안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긍정적으로 더 큰 꿈을 그리고 있다.
지금 꾸는 꿈
이 이력서를 쓰는 오늘, 영국에 간다. 25년째 열리는 '멜트다운 페스티벌Meltdown Festival*'에서 초대를 받았다. 멜트다운 페스티벌은 아이코닉한 뮤지션들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큐레이팅하는 게 특징인데, 올해는 영국 록밴드 '더 큐어The Cure'의 로버트 스미스가 큐레이터로 선정되었다. 우리를 어떻게 알았는지 올해의 라인업에 초청장을 받았는데, 이렇게 쓰여있었다. '너희가 오지 못해도 난 너희를 계속 좋아할 거야!' 항공권 문제로 걱정했는데 다행히 주영한국문화원에서 도움을 주셨다. 두 차례 공연할 예정인데 지금 많이 설렌다. 한국 밴드 역사상 최초로 이 무대에 서는 것이기 때문에 기분이 남다르다. 꿈꾸었던 무대에 서는 기분을 최대한 만끽하고 올 예정이다. *멜트다운 페스티벌은 영국 런던 사우스 뱅크에서 매년 여름 열리는 행사로 세계적인 음악 예술 축제 중 하나

앞으로의 계획

곧 여우락 페스티벌,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과 함께하는 <문 밖의 사람들> 시리즈 공연도 앞두고 있다. 좋은 기획 공연인 만큼 많은 관객들에게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란다. 또, 내가 소속한 세개의 밴드에서 모두 신보가 나올 예정이다.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발매될 예정이라 요즘 곡 작업이 한창이다. 잠비나이 3집은 2집보다는 좀 더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들로 준비 중이다. 일단 이번에 발매 예정 중인 3집이 좋은 결과물로 탄생되었으면 좋겠다. 덧붙이자면 늘 좋은 연주자,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좋은 곡이 끊임 없이 나오는 작곡자, 앨범마다 음악적으로 믿을 수 있는 밴드(잠비나이, 그리고 그 외 밴드)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의 키워드

  • 시원한 맥주
  • 고양이
  • 친한 친구들
  • 등산
  • 공포 영화
  • 변산반도
  • 낯선 곳으로의 여행
  • 얼음 넣은 와인
  • 스니커즈
  • 블랙
  • 막걸리
  • 운동
  • 페도라
  • 자연스러움
  • 꿈꾸는 일
  • 긍정적인 생각
  • 티셔츠
  • 안가본 길로 걷기
  • 혼자 생각하는 시간
  • 편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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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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