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그들의 이력서

1에서 100으로 대금연주가 유홍

세계 속에 국악 함유량은 몇 %나 될까. 그의 삶에 국악의 함량은 거의 100에 가까워 보인다. 결핍에서 포만으로 가는 여정. 그러나 아직 평가는 이르다. 그에게 100은 완성된 수가 아니므로.

Chapter 01신상털기

  • 이름유홍
  • 생년월일1979. 3. 2
  • 별자리물고기자리
  • 특기/포지션대금
  • 소속 밴드아시안 아트 앙상블
  • 별명없음

Chapter 02인생이력

  • 1997국립국악고등학교 졸업
  • 2001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졸업
  • 2009영국 런던대학교(SOAS)
    민족음악학과 Perfomance 졸업
  • 2011유홍 대금독주회/독일
  • 2012현대음악비평가상
    (아시안 아트 앙상블)/독일
  • 2015'Focus I 대금X생황'/한국
  • 2017'Focus II 대금X고토'/한국
정가악회
정가악회를 창단하게 된 것은 대단한 계기나 출발점이 있지 않았다. 대학 내에서 하던 연주모임이 졸업 후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사회단체로 연장됐다. 그러면서 '정가악회'라는 이름도 붙이게 된 것이다. 우리는 토론을 굉장히 많이 했다. 전통음악이 한국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떤 활동, 어떤 음악을 표방해야 할까? 온전히 연주자로서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 지금의 전공생들도 그때의 우리와 다르지 않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질문의 답을 얻기 위해 다양하게 시도했다. 특정한 방향 같은 건 없었다. 전통, 창작, 타 장르까지 다양하게 조합하고 실현해보는 과정을 거치며 조금씩 자신만의 방법과 방향을 찾아나갔던 것 같다. 정가악회는 내게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가능성과 갈망을 주었다. 그 갈망은 '긍정적 목마름'으로 여전히 내가 새로운 것을 찾게 하는 힘이다.
전통의 매력에 빠지게 된 계기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클래식 기타를 배웠으니, 사실 내 인생의 음악의 첫 시작은 클래식이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스페인으로 조기유학을 생각할 만큼 진지했다. 그 무렵 누나가 국악을 시작하면서 부모님께서 국악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게 됐고, 나에게도 전통음악에 대한 비전을 말씀하셨다. 국악이라는 장르도 그렇지만, '관악'도 내겐 생경하고 낯선 존재였다. 그러던 중 부모님께서 나를 한 공연장에 데려가셨다. 그날 처음으로 대금독주 무대를 보게 됐다. 나는 대금이 내는 소리에 큰 충격과 울림을 받았다. 그리고 공연장을 나서며 '나도 저 소리를 내겠노라' 결심했다. 그렇게 국악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됐다. 대금을 배우는 것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재밌었다. 그 과정을 '상상의 연장선'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머릿속에서만 그렸던 소리에 점차 가까워지는 느낌과 그 과정이 즐거웠다. 상상의 지표는 늘 저 멀리에 두었다.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것, 듣고 있는 것이 다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The best is yet to come.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나는 앞으로 더 잘할 수 있고, 더 넓은 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어린 시절, 기타 연주 모습

나의 변곡점
6년 간 정가악회에서 활동하다가 문득 스스로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1) 지금 상태로도 충분히 재미있는가. 2)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고 있는가. 나는 '나와 전통음악의 가능성'을 확인해보고 싶어졌다. 그러다 '외국에서 국악 연주자로 살아보는 건 어떨까?'하고 생각했다. 정가악회에서 유럽 공연을 한 적이 몇차례 있었는데, 그때의 기억들이 매우 좋은 느낌으로 남아있었기에 유럽권으로 선택의 폭을 좁혔다. 그러자 영어가 통하는 영국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무작정 영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지인들, 지인에게 소개받은 이들(작곡자, 연주가, 기타 음악에 종사하는)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내가 이곳에서 국악 연주자로 살고 싶은데, 조언과 충고를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여러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한 지인이 스와스대학University of London (SOAS)의 키싸우드 교수Keith Howard(한국음악 전공)를 소개하기에 '만나달라'는 메일을 보냈다. 그렇게 만나게 된 교수님은 내게 신설과정인 연주자 석사과정Performance Master Class을 추천했고, 곧바로 지원했다. 우연한 선택에 이끌려 낯선 땅에서 공부하게 됐다. 보통 유학오는 친구들은 1년 이상을 준비해서 오는데, 나는 그런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수업은 당연히 어려웠다. 음악인류학을 중심으로 하는 전공이론이 많았는데, 어학이 완벽하지 않아서 대단히 힘겨웠다. 함께 수업을 듣는 이들은 세계 각국의 학자들이 주를 이뤘다. 나는 이 과정을 통해 세계인들이 음악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지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고, 국악에 대해서도 관찰자의 시선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아시안 아트 앙상블

석사과정을 끝마칠 때까지도 불안의 겹이 눈앞을 가로막고 있어서 가야 할 길과 방향이 선명히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친구를 만나러 베를린에 갈 일이 생겼다. 그 친구가 잠시 작곡가를 만날 일이 있다며 함께 자리하게 됐다. 그때 만난 분이 바로 정일련 선생님이다. 이야기를 나누다 함께 앙상블을 하자고 제안해주셨다. 나는 바로 결정했다. 석사과정이 끝나자마자 짐을 싸서 베를린으로 이사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아시안 아트 앙상블Asian Art Ensemble'에서 처음엔 내가 연주할 수 있는 곡이 단 하나도 없었다. 대금을 위한 악보도 없었을뿐더러, 각 악기와의 하모니도 상당히 어려웠다. 그래서 즉흥연주를 시작하게 됐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내게 큰 변화를 만들었다. 다른 악기와 조화를 이루는 방식이나 다양한 장르의 곡을 해석하는 방식도 이전과는 달라졌다. 즉흥연주는 내 음악적 프레임을 벗기고, 룰을 깨뜨리게 했다. 악기가 가진 소리의 범위를 충분히 사용하고, 에너지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집중했다. 광범위하고 자유로운 연주를 위해서는 전통적 연주방식을 더 정확하고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어야 하기에 더 많이 연습했다.

아시안 아트 앙상블

아시안 아트 앙상블 공연 모습 | 출처 유튜브(Hong Yoo)

전통의 가능성
'아시안 아트 앙상블'은 창작자들을 위한 워크숍을 통해 작곡가들에게 다양한 악기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직접 표현방식, 테크닉, 소리 등을 듣고 볼 수 있도록 하고, 들어볼 만한 음원도 보내주고, 악기의 가능성과 주의사항도 알려준다. 작곡자의 스케치를 받아 함께 의견을 나누는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나는 지난 8년간 100여 곡을 시연했다. 그런데 곡을 위촉하면서 돈을 지불한 적은 거의 없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만큼 유럽은 작곡가들의 활동이 활발하고 작업량도 상당하다. 하지만 우리 국악계는 작곡자를 불신하는 경향이 자리 잡고 있는 듯 하다. 국악기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곡을 쓴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악기를 모르는 작곡자를 탓할 것이 아니라 작곡가들이 악기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궁금해서 더 알고 싶도록 만들어야 한다. 어떤 곡이든 일단 받아들이고 함께 고쳐나가면 된다. 활발한 작곡 시장이 형성되면 분명 좋은 곡들이 나올 것이고, 대중들이 국악을 접할 기회 또한 늘어날 것이다. 국악계에는 새로운 곡, 새로운 연주자가 더 많이 필요하다. 가까운 나라 중국과 일본만 봐도 이들은 자신들의 새로운 전통음악이 많이 만들어 낸다. 후세에 전할 지금 우리 시대의 음악이 많이 나와야 한다. 우리 스스로 전통이 돼야 한다. 전통은 특정 시대와 방식이라는 우물 안에 고인 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를 통해 흐르게 해야 할 것이다.
보수적 진보
시대가 변하면서 악기도 개량되고 변화했다. 좀 더 좋게, 편하게 하기 위해 시대의 기기와 사물들이 변화하듯 말이다. 국악기들은 저마다의 특성(콤플렉스라고도 할 수 있는)를 가진다. 피치(음정)을 정확히 내기 힘들다거나 소리나 울림이 작다거나. 하지만 국악기는 서양악기와 태생 자체가 다르므로 전혀 다른 카테고리로 봐야 한다. 화성학과 하모니를 기반으로 하는 서양악기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특히 대금은 더욱 그렇다. 소리가 주는 움직임, 즉 소리를 내는 규칙과 자유 사이를 마음껏 오가며 표현할 수 있는 악기다. 단순할수록 디테일이 중요한 법이다. 나는 개량대금을 쓰지 않는다. 사실 한 번도 써보지 않았다. 나는 자연으로부터 온 전통적 방식의 악기에는 특별한 에너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량을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곡의 재현방식이나 해석, 함께 하는 악기에 따라 잘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직 대금 본연이 주는 소리조차 다 발견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천천히, 본연의 매력이 다 드러난 후에 써 봐도 늦지 않을 것 같다. 개량이나 장비, 효과를 통해 증폭되고 매만져진 소리보다는 제대로 된 대금의 소리를 집중해 들어볼 기회를 관객들에게 주고 싶다. 진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진수를 마주하게 한다고 믿는다.

기억에 남는 작품

독일 작곡가 '세바스티안 클라렌Sebastian Claren'이 우리 산조를 재해석해서 쓴 '오늘은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Today, I Wrote Nothing (Vol.1)'라는 대금독주곡이 있다. 여태까지 국악기의 소리에 이끌려 국악기를 사용하는 작곡가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한국의 전통음악 본질을 이해하고 자체를 좋아하는 작곡가들을 만날 수 있다. 세계 속에서 국악이 한 단계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개인적으로도 꽤 의미 있는 곡이다. 얼마 전 베를린에서 녹음을 마치고 발매를 준비 중인 곡이기도 하다. 이 곡은 약 20분 가량 되는데, 그 악보가 테이블 8개를 붙여야 할 만큼 길다. 세바스티안은 내게 2년간 대금을 배웠다. 그는 '직접 연주를 통해서야 알게 된 대금의 숨은 소리, 그 미세한 움직임을 청자聽者가 듣게 하는 것이 이 곡의 의미'라고 설명한다. 단, 이 곡을 듣기 전에 다음의 두 가지를 준비하길 추천하는데, 바로 인내의 마음과 시간적 여유다.

'오늘은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연주 모습

Chapter 03 개인 취향

인생의 멘토
당연히 첫 번째는 정일련 선생님이다. 음악적으로 내게 부족함 없는 스승이자 든든한 선배이자 좋은 동료이다. 우러러 볼 만한 분이지만 늘 격 없이 대해주신다. 직관성과 신선함뿐 아니라, 고유의 에너지가 있는 분이다. 나는 그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두 번째는 세바스티안 클라렌이다. 그는 내 콘서트에 올 때마다 늘 코멘트를 적어 전달한다. 그는 칸트 같은 사람이다. 카페에 가면 늘 같은 자리에 앉아 같은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다. 음악적으로도 굉장히 세심하고 철저하다. 두 분 모두 내겐 더할 나위 없는 분들이다.

정일련과 유홍

세바스티안 클라렌과 유홍

사적인 생활
사실 딱히 재밌는 생활을 하면서 살지 않는다. 특별한 취미도 없다. 주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데, '아시안 아트 앙상블'의 생황연주자 우 웨이Wu wei는 내게 그 시간을 '현대음악가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나는 사생활도 주로 음악과 관련된 것들이다. 그 이유로는 몇 가지를 들 수 있는데, 먼저 음악만큼 월등히 좋은 것을 발견하지 못한 탓이다. 좋아하는 것이 분명한 편이고 그런 부분에선 결정이 빠르다. 둘째로는 (조금 거창하게 말하자면) 단순하게 짜여진 뇌의 패턴 탓인데, 동시에 여러 가지를 하지 못한다. 생각이 많아지고 할 일이 중첩되면 능률이 떨어지고 속도가 안 난다. 셋째로는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것을 잘 못 하는 탓이다. 반복적인 프레임에 쉽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오늘 한 것과 똑같이 내일 또 해야 한다면 난 오늘부터 벌써 하기 싫다.
영감을 얻는 방법
취미까지는 아니지만, 요리하는 것이 좋다. 요리와 음식을 먹는 행위의 기쁨을 잘 알고 있다. 나는 요리를 하는 것과 음악을 하는 것이 서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좋은 재료는 좋은 곡, 좋은 소리와 같다. 요리를 하다 보면 적당한 배합과 비율을 알게 되어 맛을 보지 않아도 그 맛을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재료들을 섞였을 때의 맛도 상상할 수 있게 된다. 본연 자체의 맛이 좋을 때가 있고, 조화로운 맛이 환상일 때도 있다. 오감을 자극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비슷하다. 그런데 요리를 좋아하다 보니 병패가 하나 있다. 대한민국 남자들은 쉽게 '장비병'이라는 것이 걸린다는데, 독일은 특히나 주방기구가 발달해 있어서 구경하다 보면 눈독을 들이게 된다. 최근에는 한 브랜드에 웍에 꽂혀 있다. 장비병에 걸리면 대부분 그렇듯 '이 웍 하나면 세계 최고의 파스타를 만들 수 있을 것'만 같다.

추천할 만한

올해 윤이상의 귀향을 기념해 <귀향-Returning Home> 이라는 주제로 통영국제음악제가 열렸는데, 프로그램 중 루트거 엥겔스가 연출한 음악극 <귀향> 이 초연됐다. 몬테 베르디의 오페라 '율리시스의 귀향'에 한국 전통 가곡이 곁들여진 음악극으로 트로이 전쟁 이후 고향에 돌아온 율리시스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 무대의 한쪽에서는 바로크 음악이, 다른 한쪽에서는 정가가 연주된다. 예전에도 전통음악을 다른 장르와 섞어보고자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적절한 배합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스토리와 두 장르의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귀향' |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SihoonKim

나에게 전통이란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집' 같은 존재다. 길을 잃더라도 그 '집'은 내가 어디로 가야 할 지 잊지 않게 한다. 밖에서 고단해진 몸을 누이게 하는 익숙한 공간이며, 다시 나아갈 힘을 충전해주는 곳이다. 내가 커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집'. 모두가 내 집 마련을 꿈꾼다고 하는데, 같은 맥락으로 나도 나만의 '집'을 꿈꾼다. 그 안에 동지들을 초대하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밥을 지어 먹으며 살고 싶은, 웃음꽃도 피우고 이야기꽃도 피울 그런 '집'. 나의 '집'에는 마당도 있고 방도 있지만, 울타리는 없었으면 좋겠다.

인터뷰 중인 유홍

Chapter 04 이상과 현실

나의 현재와 만족도
굉장히 높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 수 있고, 앞으로도 지속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그려진다는 점에서 만족도에 감사함을 더해 높은 점수를 준다. 그 점수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문항은 미래에 대한 부분이다. 사실 대학을 졸업하고, 정가악회를 그만두고, 영국에서 공부를 할 때까지도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내일이 보이지 않았고, 한달 후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다가, 내년을 걱정하게 됐다. 미래를 내다보는 텀이 그렇게 조금씩 길어졌다. 어느 순간 성장 곡선이 일정 고도에 다다르면 평지가 되며 시야가 보이는 것과 같다. 그러나 인생은 마지막까지 다 보여주진 않는다. 그것이 삶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내가 꿈꾸는 순간
나는 고민과 걱정을 경계하는 사람이지만, 음악적으로는 굉장히 많이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전통악기가 다양한 장르나 악기와 조화롭게 조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했고, 현재는 우리 국악이 어떤 방식으로 좀 더 음악 시장을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한다. 다시 말하면 '국악 연주자들에게 충분하지 않은 연주기회를 어떻게 늘릴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이다. 구체적으로는 가까운 아시아의 음악 시장을 공유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해 고민한다. 우리는 타국 연주자들이 전통악기를 사용하고 발전시키는 방식에 대해 공부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이유로 나는 새로운 곡,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을 많이 하려고 한다. 후배들에게 연주할 수 있는 곡의 폭을 넓혀주고 싶기 위해서다. 이런 작은 노력이 국악의 뿌리를 곧게 하고, 가지를 뻗게 하여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우리 전통음악의 맥을 만드는 일이 되길 바란다.
삶의 어떤 순간
영국으로 건너간 그 첫날의 밤-아침의 시간을 잊지 못한다. 어느 날 갑자기 한국을 떠나 유럽의 어느 방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떴는데 꿈처럼 새하얀 천장이 보였다. 낯섦을 온몸으로 느끼며 생각했다. "내가 왜 여기에 있지?" 그 날의 온도, 천장의 무늬, 고요한 불안까지 그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돌아보면 그런 불안하고 낯선 순간들이 경험의 시간이 됐고, 내 삶의 함량을 높였다고 생각한다.
전통이 나아갈 길
서양에는 작곡과가 전통음악, 현대음악으로 나뉘어 있지 않다. 음악과 중에서도 전통 악기만을 전공하는 학과는 찾아보기 힘들다. 다양한 장르, 악기를 다루는 이들이 한데 모여 공부하고 서로를 배운다. 반면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서로 다른 장르끼리 뒤섞이지 않고, 서로를 터치하는 것을 예의라고 여긴다. 독일의 경우, 음악에 대한 자존감과 우월감이 강하다. 그러나 문턱은 높지 않다. 교류에 대등하고 활발하며 자유롭다. 함께 영감을 주고받는 일에서 우린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우리의 전통음악도 문화적 측면에서 열린 상황을 만들어 갈 수 있다면 좋겠다.

나의 키워드

  • 주방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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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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